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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 괴팅엔

기숙사_이사청소:독일이사의 8할은 청소였다(feat.칼크제거)

by Doriee 2018. 11. 26.
안녕하세요. 도리입니다.

오늘은 저의 이사 3부작의 마지막, 이사후 옛집청소에 관한 포스팅입니다. 저는 같은 건물의 2층에서 4층으로 올라가는 그야말로 꿀빠는 이사(!) 를 했는데요. 그리고 본이사 당일도 도와주신 분들이 너무 많아서, 짐옮기는 시간 : 식사와 교제의 시간의 비율이 거의 1:2 정도였어요.. (밥해먹는 시간이 훨씬 길었음..ㅋ) 그런데 제가 독일에서 수십개월을 살아왔지만, 이사는 처음이라 (나는야 행운아) 이사 과정도 잘모르고 이사할때 어떤 부분이 힘들지를 몰랐죠.. 사실 이사에서 가장 힘들었던 건, 책상이나 침대를 옮기는 게 아니라, 2층 옛집을 마치 새것처럼(!) 해놓고 나가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2층과 4층집 열쇠 2개를 일주일동안 가지고 있으면서 4층에서 자고 2층을 정리+청소했는데요 (와.. 진짜 꿀빠는 이사다..). 4층 방에 처음 들어왔을때, 새집인 줄 알았습니다...처음에는 전문적인 청소업체에서 해준 건 줄 알았는데, 같은 기숙사 친구(독일인)한테 물어보니깐 독일인들 대부분이 정말 깨끗하게 해놓고 나간다고 하더라구요.. 독일인들도 정말 고생한다고 합니다.

기숙사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세입자들은 열쇠를 반납하고 나가기 직전에 집주인 혹은 관리인에게 검사 (Kontrolle)를 맡고 나갑니다. 부서진 것은 없는지, 청소는 제대로 하고 나갔는지.. 검사를 해서 미비한 점이 있으면 보증금(Kaution)에서 제하기 때문에, 엄청 열심히 한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이사를 들어가기 전에 입주청소를 전문가에게 맡기기도 하는 반면에, 독일은 나가는 사람이 새집처럼 하고 나가기 때문에, 들어오는 사람은 따로 청소를 하지는 않는다고 하네요. 그리고 벽까지 다 칠하고 나가야 하는데, 저는 거기까지는 힘이 닿지 않아서.ㅠㅠ 보증금에서 페인트비용을 제하고 기숙사에서 페인트공을 고용해서 칠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니깐, 벽 빼고 나머지는 제가 다 청소해야 하는거죠. 퇴실전 검사를 위해 제가 완료해야 하는 미션을 간단히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방 안에 물건이 아무것도 없을것(당연한 건데 이것도 참 힘듭니다)
-바닥상태 정리: 얼룩이나 패인자국, 그리고 몰드(벽과 바닥 사이에 있는 회색 마감재)위의 먼지 제거
-창문: 유리창, 창문틈, 창문 프레임이 다 깨끗해야 함 
-화장실: 바닥, 타일, 거울, 하수구, 석회제거 까지ㅠㅠ
-콘센트 위의 먼지, 하이쭝 위의 먼지 등등.

아.. 적기만 해도 숨이 막히네요.ㅋ 

전후 사진을 보여드리고 싶지만..ㅠ 혐짤이 될까봐, 깨끗한 after 사진 위주로 공유하겠습니다 🙂 

일단 청소 전입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것은 수년 동안 저의 옷을 걸어주느라 수고했던 행거입니다. 팔려고 했으나 시간이 촉박하여 결국 무료 나눔 했습니다. 그래도 버려지지 않고 잘 사용하게 되었다니 다행이네요. 



청소를 위해 필요한 것 1: 각종 세제들.많아 보이지만, 다 쓸모가 있는 것들입니다. 그리고 뒤에 보이는 먼지털이 역시 아주 중요한 아이템이죠. 




이걸 사면서도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었지만 사길 잘했다고 생각했던 아이템입니다. 드릴이나 전동드라이버에 장착해서 쓸 수 있는 솔입니다. 이것과 일반 솔의 차이는.. 손거품기와 전동 거품기의 차이를 생각하시면 쉬우실 것 같아요. 그냥 계란말이를 위해서라면 손거품기를 사용해도 되지만, 머랭을 칠때는 전동 거품기가 꼭 필요한 것처럼! 이걸로, 거울, 타일, 세면대, 변기, 바닥까지 싹싹 닦았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솔로 닦아도 왠지 개운하지 않은걸.... 검색해 보니, 석회는 물리적인 청소(솔질)로 제거하기가 어렵고 화학적인 청소를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부랴부랴 슈퍼에서 궁극의 세제를 샀습니다. 그 이름도 직관적인 Antikal (anti+Kalk)
석회제거에는 이만한 게 없다고 하던데.. 어떤가 한 번 시험에 봤습니다. 


일단 깨끗하게 청소된 타일 (더러움은 이미 일반세제+전동솔로 제거된 상태)에다 안티칼을 뿌리고, 거기 위에다가 키친타올을 댑니다. 그리고나서 1시간 동안 방치, 타일 뿐만 아니라 세면대와 샤워기 수전에도 뿌려줍니다. 



뿌린지 30분쯤 되었나? 잠시 욕실로 들어가 봤는데... 와... 정말. 욕실를 세제에 담궜다 뺀 기분이 들었습니다.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생각했지만.. 그래도 확실한게 좋으니깐요..ㅠㅠ (그리고 다들 이렇게 하더라구요..ㅠ)

1시간쯤 경과한 뒤, 키친타월을 걷어내고, 매직블럭으로 약간 쓱쓱싹싹 한 다음 물뿌리고, 또 물기제거+마른걸레로 닦은 후의 모습입니다. 이렇게 보면 차이가 잘 안느껴지시겠지만, 만져보면 정말 새 타일 같아요. 



아.. 이게 정녕 제가 닦아낸 수전이란 말입니까... 



독일의 기술력과 도리의 노동력의 결정체.... 변기를 베고 자도 됩니다. 아니 변기를 베자마자 세제 때문에 볼이 녹아내리실 거예요.ㅠ



이 집에서 살 때는 한 번도 이런 세면대를 본 적이 없었는데;; 너에게 이런 모습이 있었을 줄이야.ㅠ



욕실청소만 꼬박 하루가 걸렸습니다.ㅠ  47주 화요일은 논문을 잠시 접고 화장실에 매달렸죠..ㅠ 

그리고 수요일엔 잠시 학교를 갔다가. 
목요일은 다시 마무으리;;;; 

금요일 오전 9시에 기숙사에서 검사를 나오기 떄문에, 목요일에는 무조건 방을 깨끗하게 비우고 자야 했습니다. 창문 6쪽을 닦고, 바닥을 치우고, 버릴짐과 올릴 짐을 결정해서 다 정리하고, 2층을 완전히 비우고 4층으로 청소도구를 포함한 모든 것을 올려야 했습니다.

아래는 목요일에 닦은 창문사진... 참고로 유리창이 있습니다.



저녁까지 생쑈를 하고..이제 모든 도구들을 정리해 봅니다. 세제와 도구만 해도 한가득이네요. 3개월 뒤에 나가기 전에 또 써야 하니깐 고이 모셔 봅니다 🙂 



이제 2층은 완전히 비우고 4층으로 짐을 올렸네요. ㅠ 이미 저의 좁은 새 방은 가득 찼는데, 이 짐은 어떻게 올리나... 고민했지만, 어찌어찌 다 밀어 넣었습니다. 인간은 참으로 적응의 동물이군요! 



이렇게 목요일밤까지 청소에 매진한 결과, 다행이 금요일 아침 퇴실검사는 10분만에 끝났습니다! 특별히 지적받은 것도 없었고, 커텐 고리가 하나 망가졌었는데, 이거는 아주 작은 소모품이라 별도로 기록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뿌듯하네요.

토요일에는 4층에 있는 짐들을 최종적으로 점검해서 버릴 것들을 버리고(서류나 안쓰는 문서들을 또 한가득 버렸네요), 그리고 물건들을 제자리로 다 잡아주었습니다. 토요일에 짐까지 다 정리하니깐, 이제는 이사라는 특별이벤트가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기분입니다. 11월 12일 비자 부터 25일 새집 정리까지 이사하느라 신경을 다른 데에 두었더니, 벌써 이렇게 2주가 가버렸네요... 그래도 한국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시간을 많이 아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그리고 이사 과정에서 별탈이 없었다는 것에 감사하면서.ㅠ 주어진 조건에서 어떻게든 논문 수정을 마무리하는 방향으로 이제는 다시 일상으로 얼른 복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원래는 지난 주 목요일에 교정자에게 새 챕터 수정한 걸 보내준다고 약속했는데, 이번에 또 약속 미뤘네요. 항상 일을 하다보면 (이사든 논문이든)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생기는데.. 왜 자꾸 늦어지기만 할까요?ㅠ 생각했던 것보다 샤라락! 더 빨리 끝나는 일도, 쉽게 풀리는 일도 있었으면 좋겠네요. 현실에서는 그러기가 힘드니깐 그런 꿈이라도 꿀 수 있다면! 일주일 만에 논문 수정하고 그 논문 쪼개서 아티클까지 만드는 짱짱맨이 되는 꿈을 꾸게 해달라고 기도해야 겠어요..ㅋ 여러분도 좋은 꿈 꾸세요! 예를 들면 꼬막비빔밥 먹는 꿈 같은거요. 요새 인터넷으로 계속 꼬막비빔밥을 검색해 보는데, 아무래도 올해도 저는 틀린 것 같아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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