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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 괴팅엔

기숙사_본이사:2층에서 4층으로 짐을 올려보자

by Doriee 2018. 11. 26.
안녕하세요. 도리입니다.
이사 3부작 중 2번째 본이사 입니다!

지난 주 일요일에 본이사를 했죠. 이사 당일에 바로 올리려고 했는데, 그럴 정신이 없었어요.ㅠ 이제서야 올리네요

이사 D-1때의 2층의 상태입니다. 이때 시간이 한 6시쯤이었는데요. 저는 정말 심각한 불면증이 있는데요. 근골격계 질환과 더불어 오는 대표적인 박사병으로 무슨짓을 해도 낫지 않아요. 모든 병은 원인을 제거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박사를 그만두거나 박사를 끝내야 하거든요. 그래도 저는 입면장애라서, 자다 새벽 2시에 깨서 못자는 다른 박사과정들 보다는 상황이 낫지요. 암튼...  46주 금요일 저녁 9시에 얼그레이 한 잔을 마셨더니 토요일로 넘어가는 새벽에 한숨도 못잤습니다. 새벽 1시쯤 누웠는데, 새벽 5시까지 눈이 말똥말똥해서, 자는 걸 포기하고 2층으로 내려가서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죠. 이미 당장 필요한 짐들(책상, 침대, 서랍장, 욕실선반)은 올려놨기 떄문에 이래저래 자질구레한 짐들을 정리하고, 선반을 비우는 것이 본이사 준비의 목표였죠!

그래서 그 새벽에 이렇게 선반을 비우고



거실 선반에 있떤 박사들을 정리하면서, 4층으로 올릴 짐을 침실로 다 옮겨 놨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친구가 준 좋아하는 그림 엽서가 보이네요. 하노버 미술관에서 언제 한번 저 그림을 전시해 놓은 걸 우연히 봤는데, 실물로 보면 더 좋습니다.에공. 그런데 지금은 그림에 집중할 틈도 없이 저 많은 짐을 어찌할까 걱정이 앞서네요. ㅠㅠ



일단 이렇게 새벽에서 아침으로 넘어갈 때까지 모든 걸 불태우고..ㅠㅠ 다시 아침에 겨우 잠자리에 들고.. 그렇게 저의 토요일은 사라집니다. 

그리고 드디어 일요일! 일요일에 본이사를 진행했습니다! 
본이사 사진은 찍을 것도 없이 그냥 후다닥 진행되었는데요. 3시에 같은 건물에 사는 인도 친구+와 그가 데려운 친구 (아주 칭찬해!) 두 명이 책장을 조립하는 것을 도와주고, 4시에 Herr Kim님 그리고 그 다음에 다한증님과 GE님도 도움을 주시려고 저희 집으로 왔어요. 그런데.. 이미 이사는 제 인도 친구 둘 만으로도 충분했어요. 이들이 가구도 다 조립해 주고, 1시간이면 박스도 다 옮겨버릴 것 같아서.. 그냥 40분 정도 되는 시점에 내가 부른 다른 한국인 친구들이 할 일이 없어지면 안된다..고 이야기하면서 그 친구들을 보냈어요..ㅠ 시간내서 왔는데 할 일이 없으면 허탈할까봐..그랬죠. 그런데 4시에 온 Herr Kim과 저 이렇게 둘이서 짐을 다 올리고, 거기다가 책장에 박스랑 책까지 다 올렸어요. 

다한증님과 GE님이 오시기 전에 이미 다른 사람이 도와줄 수 있는 일은 다 끝난거죠.ㅠ 왜냐면 분류랑 정리는 다른 사람이 대신해 줄 수 없으니깐요. 그래서 다 같이 (근처 사시는 Zugang님도 오셔서) 밥먹고 차맛시고 집에 갔어요! 그래도 이렇게 시간내서 얼굴봐서 좋았어요! 

그럼 새 방을 볼까요? 
이사전야에 나온 책장이 들어오기 전 사진과 비교하면 정말 또 느낌이 달라요. 책장 들어오면 좁아질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정도일줄은..ㅠ 그래도 인도 친구 말대로. 집이 작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예상치못하게 장기체류하게 되었는데도 다행이 길에서 자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중요한거죠. 

잘 보시면, 2층 방보다 층고도 낮습니다. 2층 방에서는 책장을 다 세우고도 천장까지 20cm는 남는데, 여기는 책장이 겨우 들어갔어요. 창도 반쯤 가려져서 빛도 잘 들어오지 않네요. 하하하. 괜찮아요. 독일은 어차피 겨울에 해가 안납니다. 아침에 최대한 집에서 빨리 나가야 겠네요 ㅎㅎ



 아, 그리고 이번에 물건들을 많이 버리면서 두 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이때까지 내가 쓰레기장에서 살고 있었구나
사실 살아가는 데는 물건이 많이 필요하지는 않구나. 

그 물건이 주는 효용보다, 쓰지도 않을 물건을 이고 다니면서 내가 지게되는 비용이 더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이사를 하면서 집과 관련해서 세웠던 원칙이 있었죠. 1)복수의 물건이 있다면 1가지만 남기고 다 버리자 (예를 들면 4인용 커피잔 세트 8pcs가 있다면 1인용만 남기고 다 버리거나 남을 주자) 2)집이 좁아진 만큼 물건은 늘어놓지 말고, 선반이나 책장위에 꼭 필요한 물건만 올려놓자 (나머지는 안보이는 박스같은데 잘 분류해서 넣기)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위 사진에 책장 중간 1칸이랑 책상 위는 최대한 물건을 빼고 숨 쉴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아래의 욕실 사진에서도 매일 쓰는 기초랑 양치질용품만 빼고 다 치웠습니다. 원래는 원칙없이 아무거나 다 올려 놨거든요. 그러니깐 먼지만 쌓이고 청소하기도 힘들고.ㅠ 며칠만 써봐도 이게 훨씬 낫네요.

화장실은 비슷해요. 크기는 약간 더 작지만, 구조가 약간 달라서 (문위치가 더 효율적임) 쓰기에는 훨씬 편합니다.



자, 2층에서 4층으로 모든 짐을 옮겼으니, 이제 이사 끝인가요?? 안타깝게도 가장 중요한 일이 남았습니다. 바로 2층방을 새것처럼 청소하기. 보통 입주하는 사람이 청소를 담당하는 한국과는 다르게, 독일은 집을 뺄래 새것처럼 하고 나간다고 합니다. 독일인 친구한테 물어보니, 이사할 때 정말 진땀을 뺀다고 하더군요.ㅠ 특히 욕실 타일의 칼크(석회)제거, 변기, 수전과 거울, 창문과 창틀;;;; 정말.. 제가 사는 방에 개인부엌에 없는 걸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할 정도 였습니다. 

그럼 3편으로 가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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