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과 절교하고 싶은 순간 - 코 앞에서 기차 놓친 이야기 (베를린-괴팅엔 기차 Flixtrain)

안녕하세요., Zugang이에요.

오늘은 제가 너무 한심해서 화가나는 일에 대해 써보려고 해요.

Doriee님이 가끔 '나 자신과 절교하고 싶은 순간'이라는 표현을 쓰시는데, 그 말이 오늘처럼 와 닿았던 적이 없어요.

(Doriee님 표현 - 오늘도 잠은행 대출신청서를 씁니다 두 번째 문단의 세 번째 줄)

금방 저랑 절교하려다가 극적으로 화해했어요. 코 앞에서 기차 놓쳐서 45유로 날렸거든요...

이 포스팅은 절교 사건 말고도 여러분께 좋은 정보(Flixtrain)를 드리기 위해 작성하는 것입니다.

절교 사건은 간단해요. 이번주에 베를린에 있었고 오늘 (금요일) 괴팅엔으로 돌아가요. 

베를린->괴팅엔 기차를 예약한 후 시간에 맞춰 역에 나왔죠. 그런데 처음 와보는 역이라 기차가 오는 플렛폼 3을 못 찾아 (다른 플렛폼에 서성거리며 있었음) 기차를 놓쳤어요. 기차 출발시간 3분이 지나서야 플렛폼3에 도착했지만 기차는 떠나고 없었어요. 허공에서 기차표값 45유로를 날렸어요.

처음으로 예약했던 Flixtrain (독일에서 유명한 고속버스 Flixbus의 기차라인. 미리 예약하면 괴팅엔-베를린 구간이 9.99유로. 저는 늦게 예약해서 45유로). 오늘 아침 7시 1분에 출발하는 기차를 예약하고 새벽 5시 45분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나왔죠. 기차역 Berlin Zoo Station (Berlin Zoologischer Garten)에 무려 20분 일찍 도착했어요.

그런데 Flixbus를 타는 플랫폼을 찾을 수가 없는거에요. 제가 있었던 플랫폼(Gleis)은 5-6번이었어요.

기차표에는 플랫폼 3으로 가라고 나와있는데 아무리 찾아도 플랫폼 3을 찾을 수가 없는 거예요. 

역에 플랫폼 1-4 표시는 있었는데 가는 길이 막혀있었어요. 

알고보니 Berlin Zoo Station (Berlin Zoologischer Garten)이 공사중이라 플랫폼 1-4로 가려면 역 밖으로 나가서 역 반 바퀴를 돌아야 갈 수 있는 곳이었어요. Berlin Zoo Station을 처음 가봤던 저는 당연히 몰랐죠. 기차역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물어봤는데 몰랐어요. 기차 출발 시각이 다 되어서야 어찌어찌 물어서 플레폼 3의 위치를 알았고 열심히 뛰어갔을 땐 이미 열차는 출발해버렸어요 ㅠ_ㅠ

Berlin Zoo Station (Berlin Zoologischer Garten)에는 3개의 큰 플랫폼이 있었어요, 기차 놓치고 알게된 사실.

1. U-Bahn 지하철

2. S-Bahn (Gleis 5-6)

3. ICE와 Flixtrain (Gleis 1-4)

너무 화났어요.

45유로 날렸다는 사실에 화가 났고 플랫폼을 못 찾은 제 자신에게도 화났죠.

(괴팅엔 가는 새 기차 티켓 사기 위해) 베를린 중앙역으로 터덜터덜 가서 65유로 새 기차 티켓을 사고 기차를 기다리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화내면 어쩌라고. 이미 벌어진 일인데.'

화내면 저만 손해잖아요. 생각해보니까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한 거예요.

1. 조금이라도 싼 기차 타려고 5시 45분에 일어난 제가 안쓰럽기도 하고

2. 기차역에 20분 일찍 도착했으니 사실 충분히 일찍 온거고

3. 기차역 구조를 몰라서 플랫폼 못 찾은 건 제 잘못이 아니니까요 -> 몰라서 저지른 실수니까 탓할 수 없죠.

또 실수하는 것은 하루이틀 일도 아니니까요.

제 특기가 처음 가본 곳에서 길 잃어버리는 것이거든요. 오늘은 그 처음 간 곳이 기차역이었던 것이고.

아무튼!

혹시 Flixtrain을 Berlin Zoo Station에서 탄다면 플랫폼 확인 잘 하세요!

그리고 괴팅엔에 있는 분들은 Flixtrain 타고 저렴하게 독일 다른 도시 여행할 수 있고,

다른 도시에 사는 분들도 Flixtrain 타고 저렴하게 괴팅엔에 놀러올 수 있답니다 :-)

Flixtrain 노선도는 여기에서 확인하세요!

예의의 고장, 선비의 고장 괴팅엔에 놀러오세요! 괴팅엔 홍보로 끝나네요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