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박사의 시선

박사과정의 일요일-청소, 달리기, 뜻밖의 저녁식사. 공부는?ㅠㅠ

by Doriee 2018. 10. 15.
안녕하세요. 도리입니다.

일요일 어떻게 보내셨나요? 저는 오랜만에(!) 청소도 하고, 달리기도 하고, 그리고 요리도 했습니다. 본업이 공부인데, 공부빼고 다했네요.. 열심히 살아놓고도 자책하게되는 전형적인 대학원생의 모습입니다.ㅠ 요 몇주간은 계속 집에서 밥을 못해먹고 멘자에 가거나 사먹기만 했는데, 질리기도 하고 사먹는 건 너무 비싸서, 이번 주 식량을 미리 요리해 두려고 어제(토요일) 큰맘 먹고 내일 도시락을 쌀 샌드위치 준비, 카레와 기타등등을 하려고 했는데, 하루가 다 끝나고 돌아보니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일요일이 되었네요.

>>원래의 계획
-일어나 아점을 먹는다
-겉절이를 소금에 절이고, 청소를 한다 (정리정돈, 빨래 빨래통에 넣기, 청소기돌리기) 
-청소를 마친후 겉절이의 소금기를 씻어내고 
-달리기를 하러 간다: 오늘은 이지 페이스(easy pace)로 70분
-돌아와서 Ch4 읽으면서 수정하면서 Ch7드라프트를 쓰고
-다음주 계획을 세우고
-요리를 하고, 저녁을 먹고
-쉬면서 오늘 Ch7 드라프트를 술술 쓴다. 


였죠. 그런데 놀랍게도.... 달리기 70분까지는 무난하게 달성합니다.

간단히 아침을 챙겨먹으면서, 겉절이를 위한 배추를 절이고, 

겉절이가 되기위해 긴장하고 있는 배추잎



배추가 소금에 절여지는 동안, 바닥에 쌓인 옷무덤을 빨래통에 넣고, 컵 오조 오억개가 올려진 책상도 치우고 청소기도 돌리니...

얼마만에 보는 바닥인가


바닥이 보입니다. 평일에는 보기 힘든 장면이죠.

통로도 깨끗


깨끗합니다. 오른쪽 화초 뒤의 그림은 길에서 주웠습니다. 로마의 베드로 대성당을 그린 그림인데, 공교롭게도 '몇년 전에 베드로 대성당을 방문한 적이 있어서 집에 이게 있는 것도 나름 기념이 되겠다‘ (뭔 상관인지???) ...는 생각은 아니고 예뻐서 가져 왔습니다. 그리도 커서 따로 걸 필요도 없이 바닥에 세워놔도 괜찮더라구요. 

청소기로 집을 밀고난 다음, 소금에 절여 놓은 배추를 씻어 물기를 뺐죠. 저녁에 겉절이를 해야 하니깐. 

숨죽이고 겉절이가 되길 기다리는 배춧잎


벌써 이렇게 숨이 죽었네요. 작은배추 1포기를 절였는데, 절여지고 나니 2주먹입니다. 물기를 뺄동안, 오늘의 달리기 숙제를 하러 나갑니다. 올해 저의 '3대 목표' 중 하나가 '10k완주' 입니다. 연초에 12주짜리 훈련을 시도했다가 겨울 날씨에 몸살이 나서 한 번 좌절했지만, 9월초에 12주 플랜을 재도전하여 지금은 6주차 훈련까지 마무리 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저의 달리기에 대해서도 한 번 포스팅하겠습니다. 저에게는 매일 1번 글 쓸 수 있는 기회가 있으니깐요!! 🙂 

저는 Runkeeper를 사용합니다. 무료 버전도 좋아요.


오늘의 달리기 숙제는 70분을 이지페이스(easy pace)로 달리는 것이었는데요. 날씨가 정말정말 좋아서 달리는 내내 기분이 좋았습니다. 집에서 출발해서 스포츠센터를 거쳐서 구시가지 성벽을 한바퀴 돌아 학교로 다시 돌아와 고슬라str(제가 자전거와 함께 전조등 미작동으로 검거당한 거리ㅠ) 쪽으로 들어와 다시 집으로 왔네요! 오늘은 제 '달리기 역사’에서 정말 의미있는 날이었습니다. 왜냐면 태어나서 처음으로 8km를 쉬지않고 달리거나 (중간에 좀 걸었어요. 6km좀 지나서 페이스 갑자기 느려지는거 보이시죠?ㅋ) 걸었던 경험을 했습니다. 🙂  엄청 힘들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안힘들더라구요. 2017년 1월달에 쉬지않고 10분을 달려보는게 소원이었는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저는 다른 러너들에 비해서 정말 느린 편인데, 그냥 달리고 있는 것 자체가 즐겁기 때문에, 사실 빨리 달리려고 노력하지는 않아요. 뒤에서 누가 쫓아오는 것도 아니고, 달려서 어디를 가야하는 것도 아니니깐요. 

10월 중순의 괴팅엔


날씨가 정말 좋네요. 중간에도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 많은데, 바지 뒺주머니에 핸드폰을 넣어놔서 중간에 꺼내기가 곤란해서 8km를 다 달리고 사진을 찍었어요. 요즘 한국은 겨울같은 가을이라고 하던데 (8도까지 기온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여기 괴팅엔은 갑자기 여름같은 가을 날씨 입니다. 20도보다 기온이 높아서 다들 반팔입고 야외에서 음료수를 마시더라구요.

자 이제, 오늘의 과제를 어디까지 했는지 볼까요? 

>> 오늘의 계획 (16시 진행상황)
-점심을 먹는다 (완료)
-겉절이를 소금에 절이고, 청소를 한다 (물건정리, 빨래 빨래통에 넣기, 청소기) (완료)
-청소를 마친후 겉절이의 소금기를 씻어내고 (완료)
-달리기를 하러 간다: 오늘은 이지 페이스로 70분 (완료) 
-------------------------------------------------------------
-돌아와서 Ch4 읽으면서 수정하면서 Ch7드라프트를 쓰고
-다음주 계획을 세우고
-요리를 하고, 저녁을 먹고
-쉬면서 오늘 Ch7 드라프트를 술술 쓴다. 

이제 Ch4를 읽으면서 수정하면서 Ch7를 쓸 시간이네요.. 그런데 Zugang님께서 저녁을 같이 먹자고 해서, 우리 집에서 같이 요리를 하기로 했어요. 아, 그럼 밥을 먹고 공부를 해야겠네..생각하고 있었는데... 샤워를 하러 들어가려고 하는데.. 창밖에서 누가 저를 부릅니다. 다한증님이 교회에 갔다가 우리 기숙사에 살고있는G님과 함께 우리 기숙사에 왔습니다. 원래 혼자서 폭풍요리를 하려고 했는데, 네 명이 같이 저녁을 먹게 되었습니다. 다한증님과 Zugang님은 행운아네요. 제가 어떻게 또 오늘 겉절이 하려는 건 아시고..:) 

너무 배가 고파서 허겁지겁 요리 하느라 음식사진이 없네요.ㅜ 메뉴는 카레국 (물조절 실패)과 겉절이, 일본식 가지볶음 이었습니다. 맛있었어요! 후식으로 포도랑 아이스크림도 먹었습니다! 계획된 저녁식사가 아니었던 터라, 얼른 먹고 치우느라 사진이 없네요. 19시 반쯤에 다들 자기 집으로 헤어지고 저는 다시 책상에 앉았습니다. 차를 한 잔 마시고 일을 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잘 안되네요. 공부가 안되니, 일단 다음주 계획을 세워 봅니다. 


홍차처럼 보이지만, '그린루이보스레몬진저'라는 긴 이름의 허브티


>>현재까지 진행상황(자기 전)
-점심을 먹는다 (완료)
-겉절이를 소금에 절이고, 청소를 한다 (물건정리, 빨래 빨래통에 넣기, 청소기) (완료)
-청소를 마친후 겉절이의 소금기를 씻어내고 (완료)
-달리기를 하러 간다: 오늘은 이지 페이스로 70분 (완료) 
-돌아와서 Ch4 읽으면서 수정하면서 Ch7드라프트를 쓰고(?????????)
-다음주 계획을 세우고 (완료)
-요리를 하고, 저녁을 먹고(완료) 
-쉬면서 오늘 Ch7 드라프트를 술술 쓴다. (??????????)

공부 빼고 다했네요. 원래는 주말에는 쉬는 날이라서 충분히 쉬는 게 일이 되어야 하는데, 이번 주 (2018년 41주차)는 행정적인 일처리랑 기타등등을 하느라고 주초에 진이 빠지고, 결론 쓴다고 이것저것 끄적이다가 그냥 한주를 보내버려서, 이번 주가 다 가기 전에 일요일에 억지로라도 공부해야지 하고 욕심을 부렸습니다.ㅠ 그래도 오늘의 정리정돈과 충전으로 추진력을 얻어서 다음주는 결론을 술술 쓸 수 있는 한주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 그래도 저녁때 뜻밖의 손님맞이도 하고, 손님들이랑 즐거운 시간 보내서 즐거웠어요. 학교에서 만나는 것도 좋지만, 우리집에 손님들이 찾아오니깐 좋네요. 그리고 아까 저녁때 같이 만든 카레 1인분, 밥 4인분, 그리고 겉절이 3번 정도 먹을게 우리집 냉장고에 있어요.:) 화요일까지는 밥걱정 안해도 되겠네요. 100% 못했어도. 오늘은 주말이니깐. 그리고 일단 먹고 살아야, 집안일 해야 공부도 할 수 있으니깐..ㅠ 너무 자책하지 말고, 대신 평일에 SUB감옥가서 화이팅!! 2018년 42주에는 건강하고 생산적인 주가 되길.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