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도리입니다.
벌써 비엔나를 다녀온지도 두 달 가까이 되어 가는데, 이제서야 겨우 사진을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1월 8일 박사논문을 제출하고나서 지친 (그렇지만 들뜬)마음을 이끌고 비엔나로 향했습니다. 이번에 비엔나를 방문하고 나면 언제 또 비엔나로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좀 무리해서 미술관과 관광지를 돌았습니다… 비엔나에 8박 9일을 머물렀는데도, 주요 미술관과 관광지를 다 소화하지 못했습니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위엄.
블로그에 들어오시는 분들도 언제또 비엔나에 오게 될지 모르니, 앞으로 몇 개의 포스트는 이번 여행에서 제가 방문했던 비엔나의 명소들을 간단히 리뷰하겠습니다. 저는 3일 동안 비엔나의 박물관을 볼 수 있는 뮤지엄패스를 이용해서 좀 무리한 일정을 소화 했습니다. 제가 이번에 리뷰해 드릴 볼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보티프 성당
오스트리아 뱅크 쿤스트포럼
빈 미술사 박물관
쿤스트할레 빈
현대 미술관
알베르티나(1)/(2): 알베르티나는 2개로 나누어서 포스팅 하겠습니다.
레오폴드뮤지엄
벨베데레 상궁/하궁
쿤스트하우스 빈, 훈데르트바서 뮤지엄
쉔브룬 궁전 사막의 집
쉔브룬 궁전 종려나무집
공예 박물관
오토 바그너의 건축물들
WU in Wien 도서관 (자하 하디드 건축물)
프라터
워낙 방문한 곳이 많아서 중요도에 따라서 여러개를 묶어서 한번에 리뷰하거나, 한 장소를 여러개의 포스팅으로 나누어서 리뷰할 수도 있습니다.
위치/ 개장시간/ 입장료/ 하이라이트/ 후기 정도만 간략하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Votivkirche (보티프 성당)
위치:
개장시간 : 일(9-13시), 화-토(10-18시)
(구글의 설명에 따르면, ) 보티프 성당이 지어지게 된 계기는 19세기 중반 당시의 황제 (프란츠 요제프)를 암살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 암살 시도는 실패하고, 다행이 살아남게된 황제가 신께 감사드 리기 위해서 이 보티프 교회를 짓도록 했다고 합니다. 성당은 1879년에 완공되었고, 네오 고딕(neo-Gothic) 양식을 따른 대표적인 건물입니다. 고딕이면 고딕이지 네오 고딕은 무엇인가? 하시는 분들이 있으실텐데, 이 건물의 생김새와 지어진 시대의 미스매치(?) 를 생각하시면 이해하기 편하실 것입니다. 고딕은 12세기-15세기에 종교건축물(예를 들면 성당)에 많이 적용되는 양식인데요, 뾰족 첨탑, 스테인드글라스, 파이프오르간..이 세가지가 고딕양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조/형태 입니다. 우리가 알고있는 대표적인 고딕양식 성당으로는 쾰른성당(@독일 쾰른), 슈테판성당(@오스트리아 비엔나), 비투스 대성당(@체코 프라하)을 들 수 있는데, 이 성당들은 이때 짓기 시작했거나/ 중요한 형태가 잡힌 성당들입니다. 물론 고딕 성당이라고 건물의 모든 부분이 고딕양식을 따르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면 슈테판대성당은 로마네스크양식의 성당을 고딕시대에 증축했기 때문에, 정문에 로마네스크 양식이 흔적이 남아있고, 비투스 대성당 같은 경우는 굉장히 오랫동안 지어진 성당이라서 한 성당 안에서 로마네스크/ 고딕/ 바로크 양식을 모두 볼 수 있습니다. (비투스 대성당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꼭 가셔서 외부도 보시고, 내부에 있는 무하 스테인드 글라스도 구경하세요!) 암튼.. 고딕양식은 13-15 세기에 지어진 건데, 이 건물은 모양은 고딕이랑 비슷한데 19세기에 지어졌잖아요? 그래서 이 양식을 ‚네오고딕‘ 양식이라고 부릅니다. 말하자면 복고 같은겁니다… 지금 젊은이들이 병지컷을 하고 낙시조끼에 힙쌕메고 다니는 거랑 비슷하죠.. (내가 살면서 또 병지컷을 보게될 줄이야;;) 네오 고딕 말고도, 네오-르네상스, 네오-바로크 양식도 있습니다. 모두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에 지어진 건물들이죠. 미국에 이런 건물들이 많다고 하던데 미국도 한 번 가보고 싶어요!
암튼 보티프교회는 아래의 사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두 개의 뾰족첨탑을 보실 수 있습니다.
내부의 모습입니다. 내부도 고딕성당이랑 비슷하죠? 그런데 그냥 보면 고딕이랑 비슷하더라도, 19세기 건축기술로만 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을텐데요 (거기서 12세기에 지어진 원조 고딕성당들과 차이를 관찰할 수 있겠죠.) 그런데, 저는 건축학도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습니다. (아시는 분은 댓글을 달아주시면 저희가 정말 기쁘겠죠?ㅋ)
보티프 성당은 원래 성당 건축물 관람이 목적이 아니라, 여기서 바티칸 소장회화들을 프린트하여 전시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전시를 보러 갔던 것이었습니다. 프린트이긴 하지만, 일반 전시작품이 아니라 교황청 집무실 같은데 걸려있는 희귀점을 실물에 가까운 해상도로 전시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대했는데… 이미 작년에 끝났다네요;;(도리무룩..ㅠ) 그래도 아름다운 성당을 봤으니 나쁘지 않죠.
보티프 성당은 링반 바깥에 위치하고 있어서 링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관람하기로 마음먹었던 미술관 중 가장 가까운 미술관으로 접근했습니다. 그곳은 바로 ‚오스트리아뱅크 쿤스트 포럼 (Austria bank kunst forum)입니다. 은행에에서 예술재단을 만들어서 전시를 기획하고 후원하는 곳이었습니다. 도이치방크도 베를린에 비슷한 미술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뱅크 오스트리아 쿤스트포럼 빈 (Bank Austria Kunstforum Wien)
위치:
개관시간: 매일개관 (10-19시, 금요일은 10-21시)
입장료: 성인 11유로, 17-27세 6유로 (학생할인은 없음)
보티프교회에서 링반쪽으로 쭉 들어오면 저런 건물이 나옵니다.
입구는 이렇게 생겼어요. 비엔나 사람들은 이렇게 화려한 금박을 좋아하나봐요 (대표적인 예로 클림트!!!) 비엔나 아이들한테 36색 크레파스를 사주면 금색이 제일 먼저 닳을까요?
자포니즘 기획전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19세기 중후반부터 유럽의 화가들이 일본 민화/전설에 많이 매료가 되어서 그 기법을 차용하거나, 색감을 따라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 그리고 일본에서 나타난 반대의 경향도 자포니즘을 설명할 때 많이 이야기 됩니다. 그러니깐 일본사람이 그린 일본 그림인데, 염료는 서양에서 가지고 오거나 서양미술의 기법을 받아들여서 쓴 그림.. 대표적인 그림이 호쿠사이의 목판화 후지산 36경입니다. 1830년대 가츠가와 호쿠사이는 후지산을 주제로 36개의 목판화를 찍어 냈습니다. 이 목판화의 부른 색이 ‚프러시안 블루‘ (19세기에 독일에서 개발한 색이 덜 바래는 푸른색 염료)를 사용했다는 점, 그리고 원근법을 차용했다는 점이 그 전의 일본미술과의 차별점이라 할 수 있겠지요. 호쿠사이의 후지산 연작은 이후 서양의 많은 예술가들에게도 영감을 주었다고 합니다. 자포니즘을 추종하던 유럽의 화가 뿐만 아니라 드뷔시 같은 음악가들까지 매료시키는 작품이라고 하네요.
이번 전시에서 좋았던 작품 몇개를 공유합니다.
Frank Marc의 die weiße Katze (흰 고양이)입니다.
가츠가와 호쿠사이의 후지산 36경 연작 중 하나의 목판화.. 가나가와의 큰파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프러시안 블루(파도색)과 후지산(원근법) 표현은 잘 되어 있죠?
Oska Kokoschka 의 Die träumenden Knaben (1907년 경) 입니다. 일본 목판화 느낌이랑 비슷하죠? 청색 사용도 인상적이구요..
보티프 성당과 오스트리아뱅크 쿤스트 포럼은 이번 여행의 메인코스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기대 이상으로 좋은 작품이 많더군요. 그리고 호쿠사이의 후지산 36경은 꼭 보고 싶었는데, 비록 가나가와의 큰 파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실제로 연작 중 하나를 보게 되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럼 다음엔 어디로 가볼까요?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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