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박사의 시선

근황_1월 8일 논문제출 이후 지금까지

by Doriee 2019. 1. 30.
안녕하세요 여러분 도리입니다. 오랜만이죠? 

저는 22일 저녁에 비엔나에서 돌아와서 아직가지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네요. 그러고 보니 저의 일상이 어땠는지 잊어버렸어요.  사실상 12월 부터는 크런치 모드에 돌입해서 겨우 1월 8일에 원고를 냈으니… 그리고 그 전달에도 사실상 매일 마음이 쪼들리는 상태;;; 아니, 2018년 여름 부터는 그냥 논문모드 였던 것 같아요. 원고만 내고나면 모든 근심걱정이 사라지고 휴식하면서 즐겁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눈떠보니 코앞이 디펜스네요… 네;; 인생이 이렇습니다. 

그래서 잠시 비엔나 여행기를 접고.. 근황을 정리하면서 박사과정의 화룡점정! 구술시험 준비에 대한 의지를 다져 보겠습니다.. 지금 며칠째 평가서만 뽑아놓고 무서워서 읽지 못하고 있어요;;; ㅠㅠ 

컴퓨터 옆의 출력물이 문제의 평가서;;;



논문 제출 이후 근황

8일 : 오후 3시에 논문 제출함. 30시간 무수면 끝에, 갖은 실수를 하고, 결국 마지막까지 온갖 난리를 하면서 제출(추후 포스팅 예정)
9-10일: 반 혼수상태, 자다가 배고프면 일어나서 뭘 먹고, 소화될 동안 사람들한테 이메일 쓰고, 다시 잠. 넷플릭스나 티비, 블로그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거의 불가능. 그냥 몸져 누움
11일: 하노버 Sprengel museum과 아시아 마트 다녀옴. 저녁에 사람들이랑 파고다 다녀옴
12-13일 : 기억이 안남. 분명한 건, 학교에 안갔고, 피트니스에도 안갔고, 14일 비엔나 가야하는데 새벽까지 짐싸기 싫어서 꾸물댔음
14-22일: 비엔나 여행, 기차타러 가는 버스 정류장에서 집열쇠 두고 온 사실을 알았음 (기숙사방은 자동잠금)…으하하. 나름 임기응변으로 어찌어찌 해결
22일 밤: 괴팅엔 도착. 이때만 해도 시간이 많이 남아 있을 줄 알았음
23-26: 일주일 동안 앓아 누움. 집떠나면 역시 고생이었나… 그리고 지도교수들한테 평가서 옴. 충격과 공포
27일 (월): 20일만에 등교했지만, 책상에 앉아만 있다, 피트니스 갔다가 집에 옴. 2달동안 운동 안했더니 10분은 커녕 5분도 달리기 불가능. 그 와중에 페니에서 장도 보고, 집에 와서 빨간머리 앤 시즌 1 정주행. 새벽 5시 취짐.
28일 (화): 12시 기상, 집에서 밥해먹고, 오늘은 기필고 평가서 읽고 나서 디펜스 준비 하려고 했지만, 현실은 도서관 앉아 있으면서 계속 멍때림. 

여러분.. 역시 모든 일에는 댓가가 있습니다. 작년 말에 무리해서 연말에 논문을 뽑아 냈더니… 한 3주 동안은 '펜을 잡으면 뒈지는 병’에 걸렸습니다. ㅠㅠ 합병증으로 'MS워드를 못여는 병'도 같이 걸리더군요. 세상에 공짜는 없어요… 지금 빌려쓴 시간을 이자까지 톡톡히 쳐서 갚고 있습니다. 


당장 해야할 일


- 루틴회복: 오전에 일어나기/연구노트 저널 다시 쓰기/ 운동하기_현재 상태는 몸무게는 빠졌는데, 몸은 더 불어있는 느낌이고 활력이 없음.ㅠ 으아아ㅠㅠ/ 평상심 회복하기 (근데 이건 아마 디펜스 이후라야 될듯) 

- 디펜스 준비 : 디펜스 날짜가 2월 12일에 잡힘. 사무실에서 보내 준 평가서를 읽고/ 내 논문 다시 읽기 (우웩)/ ppt 만들기, 연습하기/ 예상질문 답변 준비하기

- 컨퍼런스 프로포절 (쓸지말지 결정): 6월 말에 TCC conference에서 내 논문 발표하고 싶은데, 그러려면 프로포절 300단어 이내로 써야함.  여기 convener에 있는 교수랑 접촉하고 싶어서, 박사지원/제작년 tcc 컨퍼런스/ISA/워크샵에 계속 지원했는데, 이상하게 인연이 계속 엇갈리고, 컨퍼런스랑 워크샵 신청은 계속 떨어지고… 심지어 박사 지원은 떨어진 것도 아니고 1년 뒤에 연락옴;;; 메일을 이제 봤다며;; (엥?) 지금 정신적으로 너무 번아웃된 상태라서, 여기를 쓸지 말지 여부 자체를 결정해야 함. 굳이 안쓸거면 빨리 털어버려야 하는데, 기한이 벌써 1월 31일. 정식으로 냈다면 교정 받아서 써야 할텐데 아마 그냥 논문에 있는 문장들 엮어서 300단어 만들어서 직전에 낼듯;; 


행정처리

- 논문 교정 지원금 신청. 논문 끝났다고 어떻게 환급받을 수 있는지 문의하기 
- 비자 갱신 신청하기: 비자 2월 11일 가지니깐 적어도 이번주 금요일에는 연장문의 메일 보내 놔야함
- 집에다 생활비 떨어졌다고 연락: 지금 나 빈털털이
- 그 와중에  Abschlussfeier 준비하기: 할까말까 망설였는데, 이제 여기 떠나면 못보는 사람들도 많고 (내 베프 Y코..ㅠㅠ), 그리고 따로따로 만나는 것보다 다 같이 한 번에 축하하는 자리 만들면 좋을 것 같아서! 충동적으로 기숙사 파티룸 예약함 (1일 5유로!) 당일에는 하기 힘들것 같고, 금요일 정도로 계획중_ Studentenwerk에서 Doktorwagen빌리기/ Tagesraum빌리기 (완)/ 초대인원 확정/ 식사준비/ 음료 준비. (으아;;;;) 


앞으로 블로그에다가 쓸 글 미리 정리 (계획중인 컨텐츠)

- 박사논문 마무리 과정_ 이걸 쓰기 위해서 정신이 온전치 못한(!) 상황에서도 내가 매일매일 연구노트를 기록해 왔다!! 기대하세요 박사과정생들아!! 헬게이트 안쪽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제가 생생히 기록해 놨습니다.ㅋ 
- 하노버 Sprengel Museum 방문기 : 니더작센의 자랑스러운 향토미술관!! 2018년에 리모델링 해서 완전 달라진 미술관! 너무 좋았어영 ㅎ 
- 비엔나 여행기. 비엔나는 천국이더라구요. 각종 관광지 미술관도 많지만… 한국식 회덮밥을 팔고, 한인식품(아시아식품점이 아님!)점에는 사장님이 낙지젓갈이랑 각종 반찬을 만들어서 팔고 계세요! 




아.. 적고나니 한가득이네요. 그런데 벌써 시간은 오후 9시.. 
오늘은 밤을 새더라도 꼭 평가서 읽기를 시작하려구요. 다 마음의 문제라는 걸 알면서도, 그리고 피하는 동안에 상황이 오히려 점점 나빠지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경험 하면서도).. 왜이렇게 이게 잘 안될까요…막판까지 정말 쉽지가 않네요. 그래도 근황을 알리려고 적고 나니, 마음의 짐을 (약간은) 내려 놓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 자주 글쓸게요! 박사생의 게시판에서 박사가 되는 순간까지를 잘 기록해 둔다면 나중에 공부하시는 분들이 힘을 얻고 참고도 많이 할 수 있겠죠. 그리고 저에게도 큰 기쁨을 줄 것 같아요. 저는 제 글을 다시 읽는 걸 엄청 좋아하거든요. 다 제가 좋아서, 제가 보려고 쓰는 거죠..ㅋ 그럼 다음에 만나요! 괴팅엔은 해가 점점 길어지고 있어서 기분이 다운되는 것도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참다행이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