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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알팁

독일에서 이사하기-물건 나눔하기

by Doriee 2018. 11. 12.
안녕하세요 도리입니다. 
Zugang님 처럼 저도 12월에 이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게 다 날짜 계산을 잘못한 제 탓이죠. 11월 말에는 다 끝내겠다는, 그야말로 배수의 진을 치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퀸디궁(Qündigung, 계약해지, 종료) 했다가 이 난리를 치고 있습니다. 사실 9월말까지만 하더라도 막연히 '나머지는 그냥 한국가서 쓰면 되지 않을까?‘ 했고, '다 해지해 놨는데 이걸 되돌리기가 더 어려운거 아닌가?‘ 싶어서 그냥 한국으로 들어가려고 했어요. 제 이야기를 들을 몽실언니가, 그러면 죽도 밥도 안된다고, 2개월 정도만 바짝 더 집중해서 끝내는 게 제일 낫다고하는말에 급 수긍.. 결국 여차저차 내년 2월까지 남게 되었는데 (체류 연장했을 때 살 집을 구하는 것도 정말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이건 다음 기회에)... 새로 들어갈 방이 지금 들어갈 방의 절반 크기도 되지 않아서, 그리고 이사하기에는 짐이 너무 많아서 물건을 처분하기로 했습니다. 물건의 처분은 3가지의 카테고리로 나뉩니다.

  1. 팔 물건: 여전히 유용하게 쓰일 가능성이 있고, 팔 만한 물건
  2. 줄 물건: 여전히 유용하게 쓰일 가능성이 있지만, 팔기엔 애매한 물건
  3. 버릴 물건: (한때 나에게 의미가 있었으나) 적어도 타인에게는 유용하지 않을 물건 

오늘은 2. 줄 물건 중에서 다한증님께 드릴 물건들을 정리+처분했는데요... 다시 둘러보니 이 물건들을 정말 잘 썼더라구요.  이제 이 물건들을 보내면 다시는 못본다는 생각에, 그 물건들을 기록으로나마 남기려고 블로깅을 합니다. 여러분도 같이 보세요. 원래 남의 집 구경이 제일 재미있잖아요.ㅎㅎ





선풍기
2015년 괴팅엔에서 석사를 마친 HY이가 저에게 주고간 선풍기입니다. 자리도 별로 차지하지 않고, 회전은 안되지만, 중간의 팬이 돌아가면서 바람을 위아래로 분산시켜 줍니다. 타이머 기능이 있어 밤에 틀어놓으면 좋아요. 2015년 가을에 받은 거니깐 16,17,18 3년동안 야무지게 썼네요. 특히 올해 여름은 독일도 많이 더워서 정말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오른쪽 발이 없는데 제가 잠결에 아침에 건드리다가 앞으로 넘어져서 발이 부러졌어요 ㅠㅠ 그래도 잘 서있습니다. 





버켓그릴(양동이 화로)
2016년 테굿에서 9유로인가? 8유로 주고 구입했습니다. 독일에서는 써머타임에 그릴을 정말 많이하는데, 이 그릴은 보통 독일에서 쓰는 스탠딩 그릴에 비해서 높이가 낮아서 (정말 딱 양동이 크기) 돗자리 깔고 바로 앉아서 그릴하기에 참 좋습니다.



올해 사람들이랑 그릴한 사진인데.. 오른쪽 위에 그릴 보이시죠? 양동이 위에 있는 그릴판은 한국에서 가져온 생선그릴판 이예요. 앗, Y코의 옆모습 최초공개네요. 강아지 개견정보 보호를 위해 모자이크 처리 할게요:) Y코도 그릴을 즐기고 있습니다. 참고로 Y코가 먹는 것은 강아지용 소시지 입니다. 꼬리쪽에는 Y코 최애장난감 '뽁뽁이'도 있네요 :) 말 안듣다가도 뽁뽁이 소리를 들려주면 쪼르르 달려옵니다 :)



브리타 정수기 + 필터
2012년 구입. 가격은 15유로 내외  당시 괴팅엔 수질에 대해 정보가 없어서, 독일에서는 모두 브리타를 쓴다기에 샀는데, 의외로 기숙사 수돗물이 맛있어서... 브리타는 화분용 물뿌리개로 사용했습니다... 다한증님이 필요하다시길래.. 



쿠쿠밥솥
2012년 중고로 20유로에 구입. 베를린 리포트(독일생활사이트)에 카셀에서 공부하는 분이 밥솥 20유로, 청소기 10유로에 판매하셔서 캐리어를 끌고 카셀까지 가서 +트램을 갈아타고+그 집에 가가지고 캐리어 안에 밥솥을 넣고 청소기는 반대쪽 손에 들고 기차타고 괴팅엔에 돌아옴;;; 20대였으니 가능한 열정이었다;;; (지금은 박사하느라 다 하얗게 불태움ㅠ) 2015년 경까지 유용하게 사용하다가 REWE의 Treuepunkte할인으로 WMF압력솥 구입 후, 전기밥솥 파에서 압력밥솥파로 갈아탔음. 그래도 종종 유용하게 쓰임. 약식을 만들거나, 식혜를 만들거나 등등


그리고 못가져 가거나 안가져 간 것


조명
2012년 이케아에서 9유로 인가에 구입. 평범한 조명. 유용하게 잘 사용하고 있음. 레이스는 2017년에 몽실님 웨딩준비때 구입한 웨딩 컵케이크 레이스남은거 붙인것, 불을 켜면 예쁜 무늬가 생김 🙂 다한증님 캐리어에 자리가 없어서 결국 이번에는 못가져 가고 다음번에 가져가기로 함



착즙기
2016년(추정) 이베이에서 중고로 20유로에 구입.
잘못구입해서 1번밖에 사용하지 못함. 당시 홈메이드 두유에 꽂혀서 휴롬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착즙기를 알아보다가 이 쥬서기를 잘못샀음. 과일과 채소를 압착하지 않고 디스크에 갈아가지고 주스를 만듦.. 한 번 쓰고 청소할 엄두가 안나서 부엌에 쳐박아 두었다가. 다한증님이 거두어 주신대서 다시 꺼내었지만. 어마어마한 무게에 그만... 
아무래도 이베이 중고에 다시 올려야 할듯. 10유로쯤에;; 


적다보니. 물건들에도 참 사연이 많네요... 이 물건들 중에 가슴에 대고 물건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을때 설레는 물건이 있는지 알아보기엔... 물건들이 너무 무겁네요 ㅠㅠ 지금은 꼭 필요했던 물건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한때 참 잘 사용했던 물건들이고, 이제는 새로운 주인인 다한증님을 만난다고 하니깐... 물건들의 새출발을 그저 응원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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