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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 괴팅엔

간단한 책 소개(고도에서)와 근황

by Herr Kim 2020. 4. 11.

안녕하세요, 헤어킴입니다. 저어어ㅓㅓㅓ엉말 오랜만에 글을 쓰네요. 쭈강님과 도리님께 바쁜 게 끝나면 글을 하나라도 쓰겠다고 약속드렸는데, 그게 어느덧 지금이 되어버렸군요(바쁨은 끝나지 않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Covid 19 판데믹 선언 이후, 괴팅엔에서의 삶은 상당히 지루합니다. 가끔씩 다한증님이나 다른 친구도 가끔씩 보지만, 보통 혼자서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 합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현재 독일에서는 가족 혹은 유사 구성원을 제외하고는, 3명 이상 못 돌아 다닙니다. 그래도 한 명은 만날 수 있다니 다행이죠. 그나마도 눈치가 보이지만. 괴팅엔에서 확진자는, 오늘(4월 10일) 보도된 바에 의하면 470 명 정도라고 합니다. 도시 규모에 비해서는 상당히 높은 감염률이죠 (470/120,000). 

 

다행인 것은, 인종차별적인 행위를 직접적으로 혹은 간접적으로 경험한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에서도 퍼지기 시작할 때쯤, 아시아인들을 대상으로 한 인종차별적 폭행 사건들이 많았다고 들었습니다만, 괴팅엔에서는 아직까진 그런 것은 없었습니다. 그냥 사람이 많이 안 돌아다니고 휑 해져서 그런가..

 

가끔 이상합니다. 산책을 하거나 밖에 나가보면, 너무 조용하고 평화로워 보여서. 뉴스로 판데믹 소식을 들어보면 아포칼립스 같은데, 풍경은 마냥 평화롭습니다.

 

저는 최근에 학사 논문을 시작하려고 자료를 만지작만지작 거리고 있습니다. 자료 분석을 위해서 R을 사용하고 있는데, R을 깊이 다뤄본 적도 없고, 그나마 배웠던 것도 오래전이라 무척 애먹고 있습니다. 어디가서 컴공 전공했다는 얘기 하면 안 될 듯.... ㅜㅜ

 

두서없는 근황은 여기까지 하기로 하고..

 

책을 많이 읽지는 않지만, 가끔은 좋아하는 관계로, 또 쭈강님께서 책 소개를 쓰라는 추천명령을 받아 한번 써봅니다...ㅎㅎ

저는 최근에 공지영 작가의 책들에 매료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소개해 드리고 싶은 책은, 스티븐 킹의 '고도에서' 라는 작품입니다. 스티븐 킹 소설하면 추리, 공포, 스릴러 뭐 이런 것들이 떠오르실텐데요, 이 책은 그런 것과는 전혀 무관합니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는 2019년도에 출판 되었습니다. 따끈따끈한 신작이죠. 책도 얇고 가독성도 무척 좋습니다. 어디가서 책 읽었다 자랑하기 좋을.. 저는 스티븐 킹 소설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지만, 이 책을 계기로 이 작가를 좋아하게 되었어요. 나중엔 다른 책들도 읽어볼 생각입니다. 언제 읽을진 모르지만.. 

 

 

 

책은 주인공 스콧이 은퇴한 의사인 친구 밥을 만나러 가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거기서 스콧은 놀라운 비밀을 털어 놓는데요, 바로 자신의 몸무게가 "이상하게" 줄어드는 것이죠. "이상하게"라고 함은, 겉으로 보기엔 전과 똑같은데, 누가봐도 미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덩치 좋은 건장한 남자로 보이는데, 몸무게가 날마다 꾸준히 줄어드는 것이죠. 중력이 그에게만은 다르게 적용된다는 듯이.

 

그는 날마다 가벼워집니다. 이렇게 꾸준히 가벼워진다면, 언젠가 저울은 그를 더이상 잴 수 없을지도 모르는 상황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자신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안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자신의 일생의 대부분을 산 동네에서 갈등과 대립이, 그것도 오래도록 켭켭히 쌓인 오해가 지속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다짐합니다. 자신이 너무 가벼워져 날아가기 전에, 그 갈등들 중 하나를 해결해 보려고 노력합니다.

 

 

 

이 소설은 어떻게 조그만한 변화가, 각기 다른 가치관, 성정체성, 정치성향,  종교 등을 가진 사람들을 화합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지를 아주 아름답게 그려냅니다. 아주 잔잔하게. 

 

공감에 인색한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이 책을 선물해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겠네요. 세상이 이 소설처럼 아무일도 일어난 적이 없듯, 잔잔하게 따뜻해지면 너무 좋겠네요.

 

 

마무리가 조금 이상하게 되었는데요,,, 아무쪼록 다들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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