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Zugang입니다.
이번주 월요일에 괴팅엔 블로그에 대한 아침 일기를 썼어요. 쑥스럽지만 올려봅니다.
2019년 4월 22일 월요일 Orstermontag
잘 잤다. 아침에 일어나 도리님 문자를 보며 괴팅엔 블로그 댓글을 확인했다.
도리님이 주고 가신 물건의 후기가 궁금하다는 나와 도리님 댓글에 Herr Kim님의 대답을 보고 웃었다.
몽실님이 자신의 블로그에 ‘영국 유학’보다 ‘독일 유학’ 검색어가 더 많다는 것을 보며 웃었다.
도리님의 독후감 노고에 고맙다는 몽실님의 댓글에 미소를 지었다.
괴팅엔 블로그는 내게 놀이터 같은 곳이다.
멀리 살지만 모두 놀이터에서 모여 함께 논다.
저녁이 되어 엄마가 부르면 집으로 돌아간다.
나는 놀이터를 경험한 세대다.
초등학교 때까지 즐겁게 놀이터에서 놀았다.
나보다 6살 어린 동생은 유치원, 초등학교 초반까지 놀이터에서 놀다가 그 이후로는 컴퓨터 게임을 했다.
나 때는 컴퓨터 게임을 별로 안 했다.
놀이터 추억이 많다.
공벌레도 모으고 (나중에 다 놓아주었음)
뛰다가 넘어지기도 하고
미끄럼틀에서 떨어져 울기도 하고
학교 끝나고 친구랑 놀이터에서 만나자고 약속하기도 했다.
사실 내가 괴팅엔 블로그를 만든 건
괴팅엔을 떠나는 아쉬움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일차적인 목적은 깨알 정보를 모으는 것이었다.
괴팅엔에 오래 살았지만 몰랐던 주옥같은 정보(학생식당에 금요일마다 생선이 나오는 것을 괴팅엔 떠나기 한 달 전에 알았음 - 생선 매우 좋아함)가 많았기 때문이다. 또 내가 직접 발로 뛰며 찾은 보석 같은 정보 (괴팅엔에는 아시아 마트가 몇 개 있는데 파는 물건이 약간씩 다르고, 싼 물건이 다르다. 예를 들어 라면은 알리만이 가장 싸다. 한국 만두는 Goethe Alle에 있는 아시아 마트에서 살 수 있다.)를 공유하고 싶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괴팅엔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우정을 유지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학생 식당에서 저녁을 먹던 날 블로그에 대해 말하자
도리님이 흔쾌히 ok를 해주었고
다한증님도 좋은 생각이라고 함께 하겠다 했다.
그날 저녁 문자로 물어본 Herr Kim님도 바로 오케이를 해주었다.
그들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블로그가 우리의 재능기부가 될 수도 있어요~"
설득하기 위해 뭔가 그럴싸하게 보이려고 ‘재능기부’라는 표현을 썼지만
시간이 지나 물어보니 아무도 기억 못 하더라.
그 표현을 기억하는 사람은 나뿐이었다 ㅋㅋㅋ 나름 멋진 표현을 고른 건데!
아무튼 놀기 위해, 논문 스트레스를 날리기 위해 시작된 블로그 덕분에
가깝게 지내면서도 몰랐던 도리님의 생활과 글솜씨를 알게 되었고
다한증님, Herr Kim님과 더욱 친해지게 되었다.
나는 도리님과 친했고
도리님은 다한증님과 친했으며
다한증님은 Herr Kim님이랑 친했다.
이렇게 우리 넷은 ‘블로그 회의’를 빙자해 먹기 위해 모였고
그곳에서 더욱 친해졌다.
나와 다한증님, 나와 Herr Kim님 일대일 관계보다
넷이 함께 있으면 나의 빙구 같은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줄 수 있었다.
많이 웃었다.
이제 누군가 우리의 놀이터에 와서 즐겁게 놀고 도움도 받는다고 한다.
영국에 사는 몽실님은 우리 블로그에 처음 놀러 온 사람이었다.
지금은 내가 몽실님 아들 잭의 랜선 이모가 되었다.
괴팅엔 블로그에서 정보를 얻어 몇 달 전 괴팅엔으로 정님은
매일 맛있는 요리를 하며 괴팅엔에 잘 적응하셨다.
우리의 놀이터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어 기쁘다.
다들 잊어버렸지만
내가 그들을 설득한 ‘재능기부’가 정말로 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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